<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은 주식 투자 관련 스테디셀러입니다. 이 책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았는데요, 기쁨의 힘으로 책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을 짧게 몇 자 적어봅니다.
1.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마젤란펀드에서 연평균 29.2%의 수익률을 꾸준히 냈으며 47세에 은퇴를 선언한 인물이다. 왜 이렇게 일찍 은퇴를 하였을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그는 펀드매니저 일을 할 동안 1400개 종목을 보유하며 새로운 종목을 미친 듯이 찾아다녔다고 한다. 2천 가지의 티커명은 외었으나 딸아이의 생일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이른 나이에 은퇴를 결심하였다고.. (이 일화를 보면서 나라별로 삶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한 기사가 생각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삶의 중요한 가치로 뽑은 것들은 대개 가족, 가치관 등등인데 반하여 우리나라는 홀로 금전, 물질적 가치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어쨌든 월가의 전설인 피터 린치도 엄청난 수익률을 뒤로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FIRE 하였다는 점에서, 다시금 조기 은퇴를 위한 마음가짐을 먹게 된다.
2. 이런 일화들은 차치하고, 월가의 영웅에서 피터 린치는 꽤나 구체적이고 유머러스하게 투자에 관한 조언을 서술하고 있다.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 지금 딱 기억나는 문장은, 본인이 잘 아는 것, 잘 사용하는 것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걸 실천하기가 참 쉽고도, 어렵다. 피터 린치의 투자법은 나에게는 약간 "발명"과 같은 느낌이 든다. 평상시에 익숙해진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피터 린치는 종목의 유형을 저성장주, 대형우량주, 고성장주, 경기순환주, 회생주, 자산주로 나눈다. 그리고 유형별로 어떤 생애주기를 가지는지 설명한다. 인상 깊은 챕터는 피터 린치가 뽑은 멋지고 매력적인 종목들인데, 그는 누구나 다 좋아하는 애플, 엔비디아와 같은 고성장주보다는 저성장주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장례 업체 같은 성장 정체 업종은 물론 살충제나 독극물을 만드는 화학 제품 회사 등등.) 수많은 개미 중 하나로서 혐오스럽고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섹터의 종목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그의 일목요연한 설명과 예시에 절로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3. 최근 시장 변동성이 매우 크다. 유튜브에서는 경기 침체다, 아니다를 놓고 토론하는 영상이 하루 건너 올라오고 금리 인하를 0.25를 할지 0.5를 할지 수군거린다. 나도 이런 영상을 볼 때마다 마음이 계속 흔들린다. 하지만 피터 린치는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 시장을 예측할 때 우리는 귀를 기울이는 대신 코를 골아야 한다고. 회사의 근본이 바뀌지 않는 한 주식을 계속 보유하라고 말이다. 나는 시장을 예측할 수도, 시장을 이길 수도 없다. 결국은 미국의 경제가 우상향 할 것이라는 믿음과 내가 선택한 종목에 대한 매수, 매도, 손절 계획만 있다면 사실 시장 매크로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기술적 분석을 더 선호하지만 미국 주식 투자자로서 정신 교육을 받기에는 이만한 책이 없는듯하다.
참고로 이 책이 알라딘에서 주식/펀드 최고의 책 2위다. 1위는 사이트를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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