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km 지리산 화대종주 후기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나누어 포스팅 예정입니다.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대원사)는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하였으며 첫날은 화엄사에서 세석대피소까지 등산을 하였습니다. 화대종주의 경우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 두 곳과 지리산 화대종주 인증, 백두대간 인증 세 가지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인증지의 경우 후기를 쭉 읽다 보시면 어디인지 감이 잡히실 것이고, 2일차 포스팅 맨 마지막에 또 따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지리산 1박 2일 화대종주 1일차 후기 같이 보러 가보실게요~
1. 지리산 화대종주 1일차 간단 정리
1) 거리 : 1일차 약 26km + 2일차 약 20km
2) 1일차 소요시간 : 식사, 휴식 포함 총 등산 시간 13시간 49분
3) 1일차 코스
화엄사 - 코재 - 무넹기 - 노고단 대피소 - 노고단 고개 - 임걸령 - 노루목 - 반야봉 삼거리 - 반야봉 - 반야봉 삼거리 - 삼도봉 - 화개재 - 토끼봉 - 연하천 대피소 - 형제봉 - 벽소령 대피소 - 선비샘 - 칠선봉 - 영신봉 - 세석 대피소
4) 교통 : 안내산악회
5) 인증 : 블랙야크 화대종주/백두대간/100대 명산(반야봉, 천왕봉) 가능
자세한 준비 사항(교통, 대피소 예약, 준비물, 대피소 후기 등)은 따로 정리해서 지난 포스팅으로 올렸습니다.
맨 아래에 링크 남겨놓을테니 궁금하신 분들은 참조해 주시면 됩니다!
지금부터는 처절?했던 저의 화대종주 1박 2일 중 첫째날 후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시간대별로 정리하였고 매우 길고 사진도 많습니다. 인증지는 시간 옆 괄호 안에 넣어두겠습니다. 저는 지리산 스탬프 인증도 같이 진행했는데 구례군에서 인증 메달 사업을 종료하였기 때문에 인증지 정리에서는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2. 지리산 화대종주 1일차 후기
1: 40 화엄사 (블랙야크 화대종주 인증지)
저는 (무려 퇴근 후)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였습니다. 안내산악회 버스를 신청해서 다녀왔고 용인 수지 풍덕천 정류장에서 출발하여 토요일 오전 1:40에 구례 화엄사에서 하차하였습니다. 자다가 갑자기 내려서 정신도 없고 살짝 추워서 출발하기 전부터 현타가 왔지만 이제 집도 못 가니까 그냥 출발해야 합니다.
여기서 당일치기로 화대종주하실 분들은 버스 내리자마자 바로 사라져 버립니다. 나중에 보니까 거의 뛰듯이 등산해야 하루 안에 가능하더라고요. 사진에 보이는 대문이 화엄사 불이문인데, 여기가 블랙야크 화대종주 첫 번째 인증지입니다. 얼굴 보이게 사진 찍어주시고 GPS 잡아주세요. 헤드라이트도 당연히 쓰셔야 합니다.
화엄사 출발선입니다. 여기서 천왕봉까지 32.5km라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네요. 세시부터 입산 가능이지만 알아서 적당히 눈치껏 가시면 됩니다. 제 앞에 이미 수많은 분들이 보이네요. 진짜 하나도 안 보이는데 다행히 길이 잘 되어 있고 주말이다 보니 화대종주 하시는 분들이 꽤나 있어서 잘 따라가시면 됩니다. 쭉 뱅글뱅글 임도가 나옵니다. 한 10분만 걸어도 땀 뻘뻘 나니까 제발 옷 많이 가져가지 마세요.
2: 23 연기암
쭉 임도를 오르다가 연기암부터 돌길이 시작됩니다. 여기서부터 좌측 계단에서 올라오는 분들과 합류합니다.
돌길부터는 길이 좀 불규칙해서 다리 안 접질리게 조심하셔야 합니다. 화엄사부터 코재까지는 쭉 오르막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체력 안되시는 분들은 화엄사 출발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2:56 국수등 (곳곳의 스팟마다 표지판이 있어요. 표지판 나올 때마다 시간 체크해 놔서 이렇게 적어두겠습니다.)
3:07 중재
3:25 칠선대
사진 보이시죠? 저렇게 험악한 돌길로 쭉 깔려있습니다. 반달곰이고 뭐고 힘들어서 아무 생각도 안 나요. 진짜 너무 힘들어서 하늘을 몇 번을 봤는지, 그 와중에 별들은 너무 예쁩니다. 지칠 대로 지칠 때쯤 갑자기 코재가 등장합니다.
3:55 코재
지리산 스팟들 이름이 다 특이하죠? 코재의 유래를 집 돌아가는 길에 택시에서 들었는데, 경사가 너무 가팔라서 코를 박고 올라가야 된다 해서 코재라고 한대요. 조상님들이 이름을 너무 잘 지으신 것 같아요. 저도 코를 박고 올라왔거든요. 코재 다음부터는 평지입니다. 여기까지 도달하셨다면 첫째날 고비 하나는 넘긴 겁니다.
사진처럼 코재 이후부터는 쭉 평지인데요, 여기서 쉬시면 안 됩니다. 쉬울 때 빨리빨리 치고 나가야 그나마 세석 대피소에 빨리 도착할 수 있습니다. 우측 사진은 성삼재에서 올라오시는 분들과 합류 포인트입니다. 성삼재는 화엄사 코스보다 훨씬 수월한 것 같더라고요. 평지를 쭉 걷다 보면 노고단 가는 길이 나옵니다. 친절하게도 편한 길과 안 편한 길로 나누어져 있어요. 전 당연히 짧고 굵게 안편한길 선택! 역시 힘듭니다. 힘들 때마다 하늘 보기. 이것은 눈물이 아니고 땀이다^.^
4:15 노고단 대피소
헉헉대면서 올라오다가 갑자기 사람들 소리가 들리면서 엄청난 라면냄새가 나면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하신 것입니다.
노고단 정상에서 일출을 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요, 노고단 정상은 특별보호구역으로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대피소에서 다들 대기하시고 계셨습니다. 노고단 정상 입장 시간은 5:00~16:00입니다. 위반 시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되니 주의하세요. 저는 반야봉에서 블랙야크 인증 및 일출을 보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안 쉬고 지나갔습니다.
4:35 노고단 고개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지)
노고단 고개에서 노고단 정상가실 분과 그냥 넘어서 돼지령(천왕봉 방향)으로 가실 분들이 나뉩니다. 참고로 노고단 입장은 미리 탐방로 예약을 하셔야 합니다. 반야봉으로 바로 가실 분들은 예약 없이 진행하시면 됩니다. 사진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파일을 못 찾았어요. 노고단 고개 앞에서 셀카 찍으시면 됩니다.
5:17 돼지령
돼지령에서 갑자기 길이 좀 좁아지고 희미해져요. 그래서 길 잃기가 쉽더라고요.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렇게 표지판이 있고 양방향으로 길이 없어서 깜짝 놀랐거든요. 이상한 길로 들어가다가 뒤에 오시는 등산객분이 거기 아니라고 말해주셔서 다행히 등산로로 잘 갈 수 있었습니다. 표지판에서 좀 떨어진 곳에 좁은 등산길이 하나 있습니다. 주위를 잘 둘러보셔요.
5:35 임걸령 (블랙야크 화대종주 인증지, 식수 보급지)
화엄사에서부터 500ml 두병 가져왔기 때문에 여기서 물 보급을 하셔야 합니다. 임걸령 표지판 있고 거기서 한 5m 정도 아래로 내려가시면 사진과는 다르게 물이 콸콸 나오고 있습니다. 물맛 정말 좋고요.
6:05 노루목
일출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점점 주변이 밝아집니다. 해뜨기 전에 반야봉 가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집니다. 노루목에서 1km 거리에 반야봉이 있습니다. 반야봉 올라갈 때 보통 가방을 버리고 가는데, 여기서 버리시면 아니 됩니다.
6:13 반야봉 삼거리
반야봉 삼거리 표지판 밑에 사람들 가방 벗어놓은 거 보이시죠? 여기에 버리고 반야봉 올라갔다가 내려오시면 됩니다. 가방만 버려도 가벼워서 진짜 살 것 같았어요.
6:30 반야봉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지) - 완전 추천
그간의 개고생이 한 번에 씻겨 내려가는 반야봉의 일출.. 아직도 생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천왕봉 일출보다 훨씬 아름다웠습니다. 주변이 고요하고 해가 천천히 뜨는데 그래도 오길 잘했다고 생각 들더라고요. 잠시 일출을 감상하고 다시 반야봉 삼거리로 내려가서 삼도봉으로 갑니다.
7:30 삼도봉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지)
삼도봉은 전라남도-전라북도-경상남도가 이어진 점에 위치하여 삼도봉입니다. 저 꼭짓점 한번 밟아주고 옆에서 핫앤쿡 하나를 까먹습니다.
8:20 화개재
옛날 사람들이 화개장터로 가기 위해 지나친 곳이라 화개재였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화개재 지나고부터가 두 번째 고비 시작입니다. 화개재에서 토끼봉 가는 길이 진짜 너무 힘들었는데, 체력 문제라기보다는 업힐/다운힐 반복이 계속되니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8:54 토끼봉
너무 힘들어서 표지판 사진도 안 찍었는데 토끼봉인데 별 특징은 없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연하천 대피소 가는 길은 차라리 좀 마음이 편했습니다. 토끼봉을 지났다는 안도감이 컸어요.
10:05 연하천 대피소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지)
토끼봉에서 끝없이 가다가 갑자기 사진처럼 건물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한마디로 감동의 물결. 화장실 쓸만하고 식수대에 물 잘 나옵니다. 박카스 젤리하나 까먹고 다시 출발해 봅니다. 연하천 대피소에서 출발할 때 안내문이 하나 붙어있습니다. 바로 입산시간지정제인데, 연하천 대피소에서 벽소령 방향으로 가는 길 통제를 오후 5시에 한다는 내용입니다. 5시 전에는 지나가야 안전하게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하실 수 있어요.
12:02 벽소령 대피소 (블랙야크 화대종주 인증지)
연하천에서 쉬어서 그런지 벽소령 가는 길은 난이도가 괜찮았습니다. 중간중간 경치 좋은 곳도 있어서 살방 살방 잘 다닌 것 같습니다. 벽소령에서 김밥 하나 까먹고 오늘의 종착지인 세석 대피소로 향합니다.
벽소령 대피소에서 세석 대피소 가는 길이 꽤나 길고 (6.3km) 힘들지만 산에서 노숙하기 싫으면 빨리 가야 합니다.
참고로 벽소령 대피소에서 세석 대피소 방향으로 입산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벽소령 대피소에서 세석 대피소 방향 산행 제한은 하절기는 오후 2시, 동절기는 오후 1시입니다. 단, 세석 대피소 예약자의 경우 하절기 오후 4시, 동절기 오후 3시입니다. 즉, 이 시간 전에 벽소령 대피소를 떠나서 세석대피소로 향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저의 경우 세석 대피소를 예약했기 때문에 오후 4시까지 벽소령 대피소를 통과하면 되는 것이지요.
1:28 선비샘
선비샘은 어떤 선비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그 묘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다들 인사를 하도록 묘지 하방에 샘물이 흐르도록 만들어 놨다는데서 기인했다고 합니다. 졸졸 흐르는 물을 받는 동안 허리를 굽히도록 만든 샘물이라고 합니다. 매우 졸졸졸 나와서 인사 제대로 했습니다. (벽소령 대피에서 물 보급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선비샘 지나고부터는 진짜 방전되기 일부 직전이라 곳곳에 전망대 있는 곳마다 퍼져서 다 앉았어요. 이날 하늘을 몇 번을 봤는지.. 그 와중에 날은 너무 좋고.
14:31 칠선봉 그냥 생각 없이, 정신없이 지나갔고요.
15:21 영신봉
계속 가다가 영신봉이 나오면 거의 다온 것입니다. 그전까지 계속 오르막, 내리막, 계단 반복으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영신봉 표지판 앞에 갑자기 이런 큰 돌이 있어요. 그럼 진짜 거의 다온 것입니다. 소리 질러~!
가다가 이런 바람개비가 나온다? 전방 50m 안에 세석대피소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갈래길이 나오는데 내려가시면 세석대피소입니다.
15:30 세석대피소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
야호! 드디어 화대종주 1일차 목적지에 도착했어요. 새벽 1:40에 시작해서 15:30에 26km 미친 행진 종료.
참고로 세석대피소에서 장터목 대피소로 진행하려면 하절기 오후 3시, 동절기 오후 2시까지는 세석 대피소에서 출발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세석대피소에서 벽소령 대피소로 진행하실 분들은 적어도 하절기 오후 2시, 동절기 오후 1시에는 세석 대피소에서 벽소령 방향으로 출발하셔야 합니다.
여기까지가 화대종주 1박 2일 중 첫째날의 후기입니다.
제일 힘들었던 구간은 화엄사~코재 구간, 화개재~토끼봉 구간, 벽소령 대피소~세석 대피소 구간이었습니다. 그래도 1일 차에 키로수를 많이 줄여놔서 다음날은 좀 편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화대종주 준비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석 대피소 자세한 후기는 다음 글에 적어놓았습니다.
2024.08.18 - [생활정보] - 지리산 종주 대피소 예약하기, 세석대피소 1박 후기
그리고 화대종주 준비물과 교통사항은 다음 글에 적어 놓았습니다. 특히 교통이 참 골치 아픈 부분인데, 저의 고뇌가 담겨있으니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4.08.21 - [생활정보] - 지리산 화대종주 1박 2일 필수 준비 사항과 교통 간단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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