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 이어 지리산 1박 2일 화대종주 2일차 후기를 시작하겠습니다. 2일차는 세석대피소에서 대원사까지 이어집니다.
1. 지리산 1박 2일 화대종주 2일차 간단 정리
1) 거리 : 1일차 약 26km + 2일차 약 20km
2) 2일차 소요시간 : 식사, 휴식 포함 총 등산 시간 9시간
3) 2일차 코스 : 세석 대피소(1박) - 촛대봉 - 연하선경 - 장터목 대피소 - 제석봉 - 통천문 - 천왕봉 일출 - 중봉 - 써리봉 - 치밭목 대피소 - 유평마을 - 대원사 - 대원사 일주문 - 대원사 주차장
4) 교통 : 대원사 주차장에서 택시 타고 원지터미널 - 서울 남부터미널
<세석대피소 후기 바로가기>
2024.08.18 - [생활정보] - 지리산 종주 대피소 예약하기, 세석대피소 1박 후기
2. 지리산 1박 2일 화대종주 2일차 후기
2:50 기상 후 메추리알 먹어주기
왜 2:50분에 일어났을까요? 위에 세석대피소 자세한 후기 링크를 달아드렸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등이 너무 뜨거워서 일찍 일어났어요^^
3:20 세석대피소에서 출발
깜깜해서 전날과 같이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먼저 출발하신 등산객분들의 랜턴 빛을 따라가다가 1.4km 지나서 표지판 사진 하나를 찍었는데, 알고 보니 촛대봉은 이미 지나쳤다는.. 촛대봉 일출도 굉장히 멋있다고 합니다. 다만 화대종주하는 사람에게 촛대봉 일출은 너무나 사치라는 것.
상기 사진과 같이 돌길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이게 길이 맞나 싶게 엄청나게 큰 돌이 길을 갑자기 막고 있는 경우도 정말 많았는데 그냥 큰 돌을 넘어가시면 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반달곰 나올까 봐 살짝 무섭기도 했습니다.
4:11 연하선경
연하선경이 지리산의 명소 중 하나인데요, 새벽에도 정말 멋있었습니다. 사진으로는 다 안 담겼지만 등산객들의 랜턴 불빛과 밤하늘의 별이 반짝거려서 장관이었습니다.
4:19 연하봉 여기서 장터목 대피소까지 0.8km!
4:31 장터목 대피소
저는 야간 등산을 앞이 안 보여서 힘든 줄 모르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세석 대피소에서 장터목 대피소까지는 아직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무난하게 등산하실 수 있을 거예요.
장터목 대피소도 시끌시끌하더라고요. 아마 천왕봉 일출 보려고 주무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천왕봉 진행할 때도 입산 시간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천왕봉 방향 통제 시간은 하절기(4월~10월) 오후 4시, 동절기 (11월~3월) 오후 3시입니다.
미리 올라가면 천왕봉 근처에 바람이 많이 부는데 기다려야 한다고 출발 안 하고 대피소에 계시는 분들이 꽤나 계셨습니다. 저는 늦을까 봐 그냥 안 쉬고 올라갔어요. 참고로 장터목 대피소에서 식수대가 겁나 멉니다. 다리 아프니 웬만하면 식수대는 가지 마시길 권유드립니다. 어쨌든 장터목 대피소에서 천왕봉으로 다시 출발합니다. 천왕봉까지 1.7km!
4:55 제석봉 역시나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어차피 오르막 + 돌길입니다.
5:14 통천문
갑자기 나타난 통천문! 그러나 아무것도 안 보임.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에 가까워지니 슬슬 바람이 많이 붑니다. 여기서부턴 경량패딩을 다시 주섬주섬 입었습니다.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첫째 날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천왕봉은 그냥 식은 죽 먹기~
쭉 올라다가 보면 갑자기 평지가 나오고 천왕봉이 나타납니다.
5:30 천왕봉 (블랙야크 화대종주, 100대 명산, 백두대간 인증지)
그야말로 노다지 인증지입니다. 얼굴 나오게 꼭 사진 찍으시고 GPS 인증 필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줄 서서 정상석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니 지체 없이 사진 먼저 찍으세요. 사진 보여드리고 싶은데, 안색이 너무 창백해서 차마 못 올리겠더라고요. 5:30이면 사실 일출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이제 추위와 싸우는 일만 남았습니다.
천왕봉 올라오셨을 때 추천드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올라오자마자 바로 줄 서고 정상석과 사진을 찍고 인증샷을 남깁니다.
2) 바람이 불지 않는 포인트를 찾는데, 일출이 보이는 곳으로 잘 골라서 앉습니다.
3) 패딩 있으시면 추가로 껴입고 핫앤쿡 하나 까서 호호 불어먹으면서 해 뜨길 기다립니다.
4) 일출 보면서 사진 파바박 찍고 정상석에 줄 엄청 기니까 일출과 함께 찍으실 분들은 줄 서시고, 저는 갈길이 멀어 바로 하산을 시작하였습니다.
운해 속에서 갑자기 해가 쏙 하고 올라오는데 사람이 엄청 많았음에도, 고요하고 오로지 자연과 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 보니까 힘들었던 기억보다 다시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문제는 바람을 맞으면서 꽤나 오래 있었더니 일출 감상 후 온몸이 달달 떨리더라고요. 너무 춥고 손발도 저려서 땀을 흘리기 위해 바로 하산을 하였습니다. 치밭목 대피소를 향해 출발합니다.
7:05 중봉
치밭목 대피소까지 가는 길이 진짜 욕이 나올 정도로 오르락 내리락이 매우 심했습니다. 중봉, 써리봉을 지나며 끝도 없이 오르락, 내리락하고 치밭목은 절대 안 나옵니다. 표지판이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며 계속 등산했습니다. 천왕봉에서 치밭목 대피소 구간이 2일차에서 제일 힘들었습니다.
8:22 치밭목 대피소 (블랙야크 화대종주 인증지)
저 멀리 건물이 보이고, 다람쥐도 보이고 너무 설레었습니다.
치밭목 대피소 왼편으로 조금 들어가면 식수대가 있고 오른편으로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여기서 핫앤쿡 하나 더 까먹고 남은 식량을 털어버립니다.
참고로 여기 GPS가 정말 안 잡혀서 블랙야크 인증하는데 주의하셔야 합니다. 식량 까먹고 짐 놓고 조금 내려가보면 인터넷, GPS 연결이 되는 포인트가 있어요. 그때 재빨리 인증합니다. 아마 대피소 옆에 대원사 시외버스 터미널 시간표가 붙어있을 거예요.
하산하려고 표지판을 문득 보는데, 대원사 주차장 9.8km 실화인지?
처음에는 에너지가 좀 보충되어 있고, 하산길이니 얼마나 힘들겠어 생각하며 내려갔는데, 매우 힘들었고 정신과 고난의 방에 갇힌 느낌이었습니다.
9:23 무제치기교
여기까지는 그래도 알록달록 예쁘고 갈만했는데 이다음부터 위 사진처럼 그냥 저런 길이 계속됩니다. 미친 듯이 내려가도 계속되는 가파른 내리막 길과 돌길의 반복. 날도 좋고 매미소리도 들리는데 길은 끝날 기미가 안 보이고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분위기가 공포스러웠습니다. 내리막 길이 계속되니까 무릎도 조금씩 아프고 대원사 하산길이 진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에너지젤 두팩이나 까먹고, 인터넷도 안 터지고 멘탈과 무릎이 탈탈 탈탈 털릴때즘 갑자기 저 멀리에서 현대 문명을 만나게 됩니다.
11:20 유평마을
진짜 사진 좀 보세요. 저런 길 한 100km 걷다가 정신병원에서 탈출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대원사 하산길, 이제 평생 동안 절대 안 갈 거예요. 저 끝을 나가면 마을이 보입니다. 살았다!
이쯤에서 인터넷도 슬슬 터지니까 고속버스 어플로 버스표를 예약하시면 됩니다. 주말에는 좌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단 시간 넉넉하게 두 개 버스정도 예약 해놓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른 블로그 후기를 보니까 마을 입구에서 택시 타고 대원사 주차장까지 가신다는 분들이 계셨는데, 전 거의 다 와서 택시 타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택시 타면 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평지라 무릎도 안 아프고 기분도 좋아서 금방 가더라고요. 옆에 계곡도 쭉 흐르고 물소리도 좋아서 걸어갈만합니다. 택시 타는 거야 개인의 자유지만 저는 종주 마무리를 온전히 본인 두 발로 끝내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내려와도 여전히 아름다운 지리산 자락이네요.
11:45 대원사 일주문 (블랙야크 화대종주 인증지)
쭉 걷다 보면 대원사가 나옵니다. 여기서부턴 관광지다 보니 사람들도 정말 많아요.
대원사에서 데크길 따라 쭉 더 내려오면 일주문이 보입니다. 여기서 인증샷 찍어주시고 블랙야크 화대종주 종주 종료 버튼을 눌러야 종주가 끝납니다. 저는 이때 국립공원 스탬프 인증 때문에 유평탐방 지원센터 (대원사 주차장)까지 쭉 더 걸어서 내려갔습니다.
12:14 유평탐방지원센터, 대원사 주차장
이 계단으로 내려가시면 유평탐방지원센터가 보입니다. 거기에 국립공원 스탬프가 있어요!
유평탐방 지원센터에서 주차장으로 나가면 매점 같은 게 있거든요. 여기서 택시 타시면 됩니다. 원래 버스 타고 원지터미널 가려고 했는데, 주차장 앞 식당에서 기다리는 다른 분이 돈 모아서 택시타자해서 35000원에 택시 탔습니다. 택시 타니까 솔직히 편하더라고요.
고속버스 타기까지 시간이 좀 있어서 식사하고 짐 정리하고 버스 출발~! 시간이 좀 널럴했으면 목욕탕도 가고싶었습니다.
3. 화대종주 총평
-생각보다 할만했고 근육통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무박으로 진행하기엔 무릎에 무리가 많이 될 것 같았습니다.
-1박 2일 하실 거면 세석 대피소 추천드립니다. 벽소령은 둘째 날이 많이 힘들 것 같고, 장터목 대피소는 첫째 날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화엄사~코재 / 벽소령~세석 / 천왕봉~치밭목 대피소 이 세 부분입니다.
-제일 좋았던 곳은 반야봉! 반야봉 일출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식사는 핫앤쿡으로 다 해결했는데 몸에는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러 명이 오신다면 분담하여 재료를 나눠가지고 와서 해 드셔도 좋을 듯합니다. 물은 여러 군데서 보충할 수 있으니 500ml 두병이면 충분합니다.
-화대종주 지리산 종주 인증제 스탬프 (23년 사업 종료) 인증지 : 화엄사 철문 우측 뻐꾸기 시계통, 노고단 대피소, 연하천 대피소, 벽소령 대피소, 세석 대피소, 장터목 대피소, 치밭목 대피소, 대원사 주차장 유평탐방지원센터
-블랙야크 화대종주 인증지 : 화엄사 불이문, 임걸령, 벽소령, 천왕봉, 치밭목, 대원사 불이문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지 : 노고단 고개, 삼도봉, 연하천 대피소, 세석 대피소, 천왕봉
-블랙야크 100대 명산 : 반야봉(화대종주 필수코수는 아니지만 간김에 같이 인증), 천왕봉
-국립공원 스탬프 : 유평탐방지원센터(대원사 주차장)
화대종주는 오롯이 나로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 정리할 일이 있거나 큰 일을 결심할 때 훌쩍 다녀오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리산에 여러 종주가 있으나 화대종주만이 이 모든 인증을 알차게 다 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화대종주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1박 2일 화대종주 1탄 보러가기>
2024.09.12 - [생활정보] - 지리산 1박 2일 화대종주 1일차 : 화엄사~세석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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